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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공학/물리전자

반도체와 캐리어 개념

by 토리윤 2022. 5. 8.

반도체는 그 단어 자체에서 나타나듯이, 조건에 따라 도체일수도, 부도체일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조건은 어떤 것이고 어떻게 정의될까요?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캐리어(carrier)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물리전자 전공 서적이나 관련 글들은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수식과 복잡한 용어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포스팅에서는 가볍게 대화하듯이, 수식과 복잡한 말들을 최소화하여, 반도체와 캐리어 개념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최대한 쉽게, 쉬운 설명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캐리어는 전도대의 전자와 가전자대의 정공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캐리어의 유효 질량과 그 개념, 전류의 전도 성분과 진성(intrinsic) 및 불순물(extrinsic, 외인성으로 번역됩니다) 반도체의 캐리어 농도를 정리해보겠습니다.

금속의 경우, 전류 전도는 전자 바다 모형으로 설명됩니다. 자유전자들이 외부 전계에 의해 쉽게 움직이고, 그 모양새가 마치 바다와 같기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하지만 반도체의 경우는 주변 온도에 따라 그 상태가 달라지게 됩니다. 보통 절대온도인 0K에서는, 가전자대가 완전히 채워지고 그로 인해 전도대가 완전히 비어진 상태가 되기 때문에, 부도체 또는 절연체와 같은 전기적 특성을 띠게 됩니다 (양자역학 관점에서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온도가 상승할수록, 이 열 에너지에 의하여 가전자대의 전자가 전도대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때, 전도대로 이동한 전자는 자유전자 즉, electron carrier라고 불립니다. 가전자대에서 전자가 이동함에 따라 발생하게 되는 빈 공간은 정공 즉, hole carrier라고 불립니다. 전자가 이동하여 캐리어가 발생하는 현상을 carrier generation이라고 부릅니다. 한편, 이 과정이 반대로 진행되어, 자유전자가 다시 가전자대로 이동하여 정공과 결합하는 경우를 recombination이라 부릅니다. 진성 반도체의 경우, 상온에서 해당 현상들은 계속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이를 carrier generation-recombination(생성률-재결합률)이라 합니다. 또한, carrier 역시 쌍으로 발생하는 것이기에 electron-hole pair (EHP)라고 불립니다.

즉, 반도체는 이렇게 발생하는 캐리어들이 얼마나 많이, 얼마나 빨리 움직일 수 있는지에 따라 그 전기적 특성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반도체 내의 모든 전하나 정공이 전류 전도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기에, 캐리어의 질량과 전하를 구하는 것이 핵심이 됩니다. 전도대의 전자는 음의 전하를 띠고, 가전자대의 정공은 양의 전하를 갖게 됩니다. 가전자대의 전자는 원자핵의 인력으로 인해 구속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캐리어라고 볼 수 없지만, 가전자대를 떠난 전자의 빈자리가 정공이고, 이를 캐리어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즉, 전자는 음의 전하, 정공은 양의 전하를 갖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캐리어의 질량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여기서 유효 질량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반도체 격자 내부에서 전자의 운동은 자유공간에서의 전자 운동과 차이점이 있을까요? 결론은, 띠 이론(band theory)에 의해 결정 내의 전자는 구성 원자에서 힘을 받는데도 불구하고 진공 중의 자유전자와 비슷한 운동을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전기장이나 자기장 등의 힘에 의해 가속될 때는 보통 때와는 다른 질량을 가진 것처럼 운동하게 됩니다. 즉, 캐리어 자체만 보는 것이 아닌, 해당 캐리어에 가해지는 외부의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것이죠. 이것을 유효 질량이라고 하며 보통 수식에서 나타낼 때 전자 질량 m과 구별하여 m*로 표시합니다. 그리고 이 값은 전자의 에너지와 함께 변화하게 되는데, 전도 전자의 에너지가 증가함에 따라 무거워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진성 반도체에서의 캐리어 농도는 어떤 특성을 갖게 될까요? 불순물이나 격자에 결함이 없는 완전무결한 반도체를 진성 반도체라고 부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전자-정공 쌍들은 해당 물질인 고체 상태의 물질 즉, 실리콘과 같은 구성을 이루고 있기에, 가전자대 정공과 전도대의 전자 농도가 같게 됩니다. 물론, 진성 반도체의 캐리어 농도는 온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위에도 설명하였듯이,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에너지가 발생하게 되고, 그 에너지로 인하여 EHP가 generation-recombination 과정을 더욱 활발하게 발생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느 한순간의 정공과 전자의 농도는 주어진 온도에 대해 일정한 값을 나타나게 됩니다. 즉, 정상상태를(캐리어가 어느 한쪽에 쏠려 있지 않고 둘 다 같은 농도인 상태) 유지하기 위해서는 EHP의 generation-recombination이 같아야 합니다. 또한, 진성 캐리어의 농도는 에너지 밴드갭에 반비례하는 특성을 갖게 됩니다.

불순물 반도체의 캐리어 농도는 어떤 특성이 있을까요? 사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반도체에서 이루어지는 캐리어 활동은 대부분 불순물이 첨가된 반도체입니다. 불순물을 첨가하여 진성 반도체와는 다른 캐리어 농도를 만들고, 그 특성을 활용하여 소자나 칩을 만들게 되는 것이죠. 즉, 전자나 정공의 한쪽 농도를 인위적으로 높여주고, 그 안에서 발생하게 되는 다수 캐리어와 소수 캐리어 특성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도핑이라 부르는데, 간략하게 정리하면 에너지 밴드갭 내에 부가적인 에너지 준위들을 형성하는 것이고, 우리가 앞으로 자주 듣게 될, 그리고 용어에 많이 혼란을 겪게 될 donor와 acceptor에 의해 이루어지게 됩니다. 반도체에는 n형과 p형 반도체가 있습니다. N-type의 경우 전자가 전하를 운반하는 캐리어가 됩니다. 5족 원소인 인 또는 비소등을 불순물로 첨가하여 만들어집니다. 이들 5족 원소를 donor라고 부르며, 이로 인해 새롭게 형성되는 에너지 준위를 donor 준위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P-type의 경우 정공이 캐리어가 됩니다. 붕소나 알루미늄 등의 3족 원소가 불순물로 사용됩니다. 이 불순물 원소들을 acceptor라고 부르며, 이로 인해 새롭게 형성되는 에너지 준위를 acceptor 준위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도핑은 에너지 밴드 내에 새로운 준위들을 형성하게 되고, 이러한 도핑 준위와 전도대의 끝단, 가전자대의 끝단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차이가 결합 에너지라고 불립니다.

-참고문헌-

  • Semiconductor Device Fundamentals: International Edition, Robert F. Pierret, Purdue University, Pearson
  • IT CookBook, 개념이 보이는 물리전자공학, 이현용, 한빛아카데미
  • 과학백과사전, 사이언스올
  •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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